내가 아는 세상/싱가포르_Singapore

싱가포르 - 아랍 스트리트(Arab Street)

twik 2016. 10. 1. 20:34

 

싱가폴 - 비가 많이도 내렸던 아랍 스트릿에서의 휴식

Arab Street in Singapore

 

 

 

 

원래 아랍 스트리트(Arab Street) 방문 계획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마카오에서의 무리한 일정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휴식을 위해 싱가포르(Singapore)하루 더 있기로 했는데, 하필 연장하던 그 날 머물고 있던 파이브스톤즈 호스텔(Five Stones Hostel)이 클라크 퀘이(Clarke Quay, 클락 키)에서 아랍 스트리트로 이전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이사(?) 해야 했습니다. 많은 얘깃거리가 있는 파이브스톤즈에 관련된 얘기는 나중에 따로 기록하고 싶습니다.
(핵심만 말하자면, 참으로 맘에 드는 곳이고 다음에 싱가포르에 간다면 다시 이곳에서 머무르고 싶어요.)

 

 

 

 

아랍 스트릿에 있을 때 억수로 비가 많이 왔습니다. 어차피 하루 편히 쉬려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비가 더 반갑고 마음에 피로까지 쓸어내리는 듯 했습니다. 이전한 파이브 스톤즈 맨 위층에 가면 작은 야외 테라스가 있습니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비가와도 문제가 없네요. 유리천장에 부딪치는 굵은 빗방울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비 때문에 그곳에서 바라보는 아랍 스트리트 풍경이 운치 있어 보였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이곳 랜드마크인 술탄 모스크(Sultan Mosque)도 보입니다. 이 곳 지붕색은 거의 붉은 계열로 통일 된 듯 합니다. 처음엔 아랍 스트리트 이곳만에 특징인가 싶었는데 싱가포르 항공사진을 보면 거의 대부분 붉은 색이더군요.

 

 

 

 


피곤이 어느 정도 풀리니 뭔가 맛있는 게 먹고 싶어졌습니다. Clarke Quay쪽에만 머물 생각이여서 그 외 지역 맛 집에 대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때마침 비도 잠시 그쳐 근처에서 간단히 때울 요량으로 나서봅니다. 하지만 잠시 후 다시 비가 억수로 내리더군요.

 

 

 


다행이 근처에 야외 테이블과 의자가 몇 개 놓인 곳이 보였습니다. 아랍 음식점인 듯했고 메뉴판을 봐도 잘 모르겠기에 사진만 보고 가장 그럴싸한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어떤 음식일까 살짝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대성공. 너무 맛있어서 내일 또 오기로 맘먹었네요. Meshawi라 적혀있는데 여러 종류의 고기와 야채, 치즈등이 난(Naan)처럼 생긴 아랍식 빵위에 올려 나옵니다. 일종에 케밥이라고 하는데 보기에는 모듬 안주 같은 느낌입니다. 아랍의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해 이국에 향과 맛을 내고 거기에 친근한 불향까지 입혀 눈코입이 모두 즐겁습니다. 특히 양고기 맛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문득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 머물 때 자주 갔던 케밥집이 생각났습니다. 터키(어쩌면 그리스) 남자 두 명이 운영하는 조그만 take-away(뉴질랜드, 호주에서는 take-out보다 take-away이란 말을 씁니다) 전문점이였어요. 그곳에서 팔던 양고기 케밥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대지진 이후 지금은 없어진 것 같아요.

수개월 머물렀던 크라이스트처치에는 다시 한번 들리고 싶은 추억의 장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도서관, 미술관, 노천 레스토랑, 커피원두가게, 치즈가게, 아시안 식료품점, Verkers란 이름의 정육점 등등 아주 많네요. 가끔 구글지도 스트리트 뷰를 보며 추억에 잠기곤 하는데 크라이스트처치 거리뷰에선 예전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네요.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맘이 많이 아픕니다.

 

 

<대지진이 있기 전 크라이스트처치 중심가 모습>

 

 


술탄 모스크(Sultan Mosque)는 외관에 비해 내부는 많이 어둡고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스크 입장을 위해선 온 몸을 가리는 가운을 입어야 합니다. 그나저나 아랍 스트리트에서 사진이 왜 이리 없나 모르겠네요. 원래 목적대로 쉬는 데만 너무 집중했나봅니다.

 

 

맛집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잠잠(Singapore Zam Zam)도 아랍스트릿에 있습니다. 밤 11시경 거리를 헤매다 이곳만 환하게 불이 켜져 있어 우연히 들어가 야식을 먹었네요. 분위기만 따지지 않는다면 가격도 싸고 맛도 만족스런 편입니다. 1층을 조금씩 잘라내 통로를 만든 것도 이 곳 싱가포르만의 특색인 듯 합니다.

 

 

 

 


다음날 아침 싱가폴을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에 호스텔 주변을 둘러 봅니다.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모습들이 눈에 들어 오네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하지레인(Haji Lane)의 이른 아침 한산한 풍경입니다. 예쁜 레스토랑, 펍, 상점들이 몰려 있는 골목이라 언제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골목에 색채만 봐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듯 합니다.

 

 

 

 

 

 

 

 

 


참고로 아랍 스트리트를 따라 걷다보면 멀지 않은 곳에 말레이시아 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Singapore-Johore Express Terminal)이 있습니다. 저는 이 곳을 통해 말레이시아 말라카(Malacca)로 갑니다.